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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변화의 중심, 이슬람 세계의 모든 것… ‘최소한의 중동 수업’ 출간

‘석유’, ‘낙타’, ‘사막’으로 떠올리는 중동은 없다
스포츠워싱, 네옴 프로젝트, 화성 탐사선, ISIS까지
세계 정치·경제의 판도를 뒤집는 21세기 중동의 현실

김현우 | 기사입력 2023/10/25 [14:59]

세계 변화의 중심, 이슬람 세계의 모든 것… ‘최소한의 중동 수업’ 출간

‘석유’, ‘낙타’, ‘사막’으로 떠올리는 중동은 없다
스포츠워싱, 네옴 프로젝트, 화성 탐사선, ISIS까지
세계 정치·경제의 판도를 뒤집는 21세기 중동의 현실

김현우 | 입력 : 2023/10/25 [14:59]

  시공사가 국내 대표 중동 학자가 전하는 생생한 중동의 모습을 담은 ‘최소한의 중동 수업’을 출간했다.

 오늘날 중동 이슬람 세계는 전 세계 변화의 중심에 있다. 그동안 우리와 교류가 있어 왔음에도 여전히 다른 문화보다 중동 이슬람 문화를 상대적으로 어렵고 복잡하고 낯설게 바라본다. 무엇보다 이슬람 문화와 중동의 지정학적 특성 등에 대한 깊이 있는 배움의 기회가 적었던 탓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장지향 박사의 ‘최소한의 중동 수업’은 중동 이슬람 세계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우리 사회가 계속 변하듯, 중동 지역 국가들도 ‘격변’이라고 할 만큼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여전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이어지고 있으나 과거와는 다른 양상들이 엿보인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를 필두로 많은 중동 국가가 파격적인 개혁 행보에 나서고 있다. ‘아브라함 협정’에서 보듯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 전략적 연대가 이뤄지고 있으며, 요동치는 지정학적 변화 아래에서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맹으로 뭉치고 있다.

 중동 이슬람 세계 변화의 배후에는 중동 지역 MZ 세대의 꿈과 상식이 자리하고 있다. 서구 사회가 이뤄온 발전상에 비교할 때, 중동은 새로움이 꿈틀거리고 있는 ‘젊은 지역’이다. 앞으로 중동에서의 새로운 기회와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이해가 필요하다. 오랫동안 중동을 연구해 온 저자의 이 책이 우리가 중동의 현실을 바로 보고 미래를 예견하는 데 크나큰 도움을 줄 것이다.

 요즘 ‘중동’이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물론 전쟁 국면으로 접어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 이란과 미국의 정치적·군사적 대립에 대한 우려, 이슬람 지하드를 표방한 IS의 폭탄 테러 등은 그리 새롭지는 않다. 하지만 막대한 자금력으로 유명 프로 축구 구단과 선수를 사들이는 스포츠워싱,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 프로젝트 선언, 아랍에미리트의 화성 탐사 계획을 비롯해 아브라함 협정을 통한 이스라엘-아랍 국가의 전략적 연대 등은 우리가 예측할 수 없었던 변화다. 이처럼 중동 이슬람 세계는 ‘석유’와 ‘낙타’, ‘사막’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전 세계의 정치·경제·문화적 흐름의 중심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들은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한 첨단 기술의 개발·육성과 사회 개혁을 무기로 이미 서구 중심의 세계관에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변방으로 치부하던 중동 이슬람 문화가 세계 문화의 중심으로 들어오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특수성과 문화에 대한 이해는 이제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2011년에 일어난 ‘아랍의 봄’ 민주화 혁명을 알고 있는가. 안타깝게도 대다수는 잘 모르고 있다. 중동 내 들불처럼 번진 아랍의 봄 민주화 혁명은 튀니지, 리비아, 이집트, 예멘, 시리아 등 아랍 국가의 장기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해냈다. 물론 아랍의 봄 혁명의 근원지인 튀니지만 민주화 정권 창출에 성공했으며, 다른 아랍 국가의 경우 군부 독재 정권이 재등장하거나 심각한 내전을 겪었다. 결과적으로만 보면 아랍의 봄 혁명은 실패한 것처럼 보이지만 열린 사회를 향한 시민의 기대가 혁명을 통해 분출했다는 점에서, 혁명을 억압했던 걸프 산유 왕정의 파격적인 대내외 개혁 개방 정책의 시행을 끌어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최소한의 중동 수업에서 저자가 밝히듯, 아랍의 봄 혁명은 아직 미완이지만 걸프 산유국의 변화를 끌어내면서 중동의 대내외적인 오랜 관성을 깨뜨리는 신호탄이 됐다. 혁명 이후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청년층은 개인주의와 민주주의를 점차 더 선호하는 추세를 보였고, 이에 발맞춰 이 두 나라는 최근 탈석유·탈이슬람 개혁을 시행하면서 이스라엘과의 국교 정상화에 합의함으로써 새로운 실용주의 노선을 선언했다. 또 같은 민족이자 이스라엘에 비해 약자라는 감성적 이유로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의 무능과 시민사회 억압, 원조금 횡령 및 비리를 묵인했던 과거와의 단절을 결단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중동 관련 내용을 꼼꼼히 살펴본다면 중동 정세의 격변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014년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 국가(ISIS)가 등장하면서 과거 세대를 뛰어넘은 극단주의 세력이 부상했다. ISIS가 일으키는 통제 불능의 테러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유형이자 가장 위험한 성격의 테러였다. 기업형 테러 조직의 모습으로 등장한 이들은 무고한 생명을 빼앗는 테러를 마치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둔 비즈니스로 활용하는 매우 잔인한 면모를 보였다. 심지어 자신들에게 동조하지 않으면 같은 수니파 무슬림에게도 무차별 폭력을 행사했다. ISIS는 초국제화 특징을 지닌 다국적·다인종·다언어 집단으로, 세계 각지에서 인터넷 극단주의 대화방으로 몰려든 ISIS 외국인 전투원 중 몇몇은 자체 트위터 앱을 개발하고 완성도 높은 선전물을 영어로 제작해 소셜 미디어(SNS)에 마구잡이로 뿌렸다. 특히 ISIS 조직원은 인터넷에서 스스로 극단주의에 빠져 제 발로 가입했는데, 조직 수뇌부가 직접 나서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조직원을 일일이 선별하고 모집하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슬람 급진주의 무장 조직인 ‘하마스’의 탄생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의 최대 정파인 ‘파타흐’와의 대립을 자세히 다루는 한편, 과거와 달리 프랜차이즈화하는 테러 조직의 특성 등을 함께 소개하면서 테러리즘의 본질과 변화 양상을 상세히 분석한다. 이런 저자의 분석을 통해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갈수록 흉포해지는 예측 불가능한 테러의 발생과 원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


 오랫동안 ‘중동’을 연구해 온 장지향 박사는 최소한의 중동 수업을 통해 중동 이슬람 세계를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지식을 제공한다. 중동의 역사와 기존 평가뿐 아니라 현재 중동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개혁과 변화의 바람까지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중동 이슬람 세계에 대한 과학적이고 비교·분석적인 저자의 글을 통해 우리는 단편적인 이해에서 벗어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앎’을 체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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