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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5 新중년] [제3부-4] '밥+춤+술'을 1만원 안에 해결… 콜라텍은 新중년의 멀티플렉스(복합문화시설):로하스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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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5 新중년] [제3부-4] '밥+춤+술'을 1만원 안에 해결… 콜라텍은 新중년의 멀티플렉스(복합문화시설)

꼭 이러고 싶어요?

김대일 | 기사입력 2015/02/10 [18:07]

[6075 新중년] [제3부-4] '밥+춤+술'을 1만원 안에 해결… 콜라텍은 新중년의 멀티플렉스(복합문화시설)

꼭 이러고 싶어요?

김대일 | 입력 : 2015/02/10 [18:07]

"남편 死別 후 생긴 우울증… 춤추고 친구 만나니 사라져"
종로 업소 손님 하루 1000명… 서울만 52곳 '해방구' 역할

 
"천둥사안 바악달재를 울고넘는 우우우리님아…."

함박눈이 쏟아지던 9일 오후 1시, 서울 종로3가 국일관 건물 9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머리가 희끗희끗한 남녀 약 100명이 '울고 넘는 박달재' 리듬에 따라 몸을 느리게 흔들고 있었다. 절반 정도는 남녀가 손을 잡았고, 나머지는 혼자 '솔로 댄스'를 추며 리듬을 즐기고 있다. 500평(약 1653㎡)은 넘어 보이는 큰 홀이 형형색색 조명으로 번쩍였다. 빠른 노래인 '내 나이가 어때서'로 곡이 바뀌자 몸을 흔드는 속도도 한층 빨라졌다. 이곳은 요즘 신중년들 사이 가장 '물이 좋다'고 소문난 A콜라텍이다.

 

 



이 콜라텍에서 만난 한 70대 남성은 "한 달에 약 27번 정도 콜라텍을 찾는다"며 "노인들이 돈 안 들이고 놀기에 최고"라고 말했다. 60대 여성 이모씨는 "남편과 사별 후 우울증을 앓다가 친구 소개로 콜라텍을 찾기 시작했는데 우울증이 싹 나았다"고 말했다. 역시 남편과 사별했다는 65세 강모씨는 "딸이 '엄마 나가서 사람 좀 만나고 오라'면서 콜라텍에라도 가라고 권한다"고 말했다. "여자끼리 어울려 춤을 추기도 하고 잘 못 추는 남자분이 있으면 가르쳐주는 차원에서 '잡아주기'도 해요.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오해하면 곤란하고…. 길어야 30년 더 살 텐데 운동도 하고 사람도 만나는 게 뭐가 나빠요?" 이 콜라텍은 평일 약 1000명, 주말엔 1400명이 찾는다.

신중년 6075 세대에게 콜라텍은 만남의 장이자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신종 놀이터로 자리 잡았다. 본지가 직접 찾아가본 결과 종로, 청량리, 영등포 일대 콜라텍은 낮 시간에 신중년을 상대로 성업 중이었다. 서울소방방재본부 통계에 따르면 서울시내에 이런 콜라텍이 52곳 있다. '콜라텍'은 원래 술 대신 탄산음료를 마시는 건전한 유흥업소란 의미에서 붙은 말이다. 보통 낮 12시쯤 문을 열어서 오후 6시쯤 닫는다.

일부 콜라텍이 퇴폐 영업으로 문제가 되곤 하지만 서울시내 유명 콜라텍은 대부분 신중년이 운동 삼아 몸 풀러 오는 '해방구'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원래 콜라텍은 1990년대 청소년 일탈을 막아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는데 별다른 인기를 못 끌다가, 20년이 지난 지금 신중년의 놀이터로 재탄생했다. 하지만 신중년들은 콜라텍을 '체육교실' 혹은 '노인교실' 등으로 바꿔 부르곤 한다. 아무리 불순한 목적이 없더라도 자식들 앞에서 콜라텍에 다닌다는 말을 하기에는 민망하다는 것이다.

신중년들은 보통 콜라텍이 개장하는 낮 12시쯤 약 2000원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 오후 6시까지 마음껏 춤을 추고 친구를 만났다. 간단한 식사와 술·안주를 5000원 안팎 가격에 팔기 때문에 대략 1만원이면 온종일 놀다 올 수 있다. 몇 년째 출입하는 신중년 '죽돌이·죽순이(나이트클럽에서 매일 죽치고 노는 사람을 지칭하는 은어)'까지 생겨났다. 종로에서 콜라텍을 운영하는 이관우씨는 "노인들이 탑골공원에서 하릴없이 비둘기 먹이나 던져주시는 것보다 콜라텍에서 몸을 움직이면 육체적·정신적으로 훨씬 젊어진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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